3일간의 스키여행을 하기 전 신년이 됬기 때문에 하루정도는 정동진에 가서 일출을 보고 스키장으로 떠나기로 했다. 정동진으로 향하는 길에 배가 고파 강릉 맛집을 알아보았다.
솔직히 회는 강릉에 올때마다 너무 많이 먹어서 좀 다른 음식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생활의 달인에 나오고 매일매일 대기줄로 문전성시라는 장칼국수 맛집인 '형제칼국수'에 가보기로 했다.
▲강릉 교동에 위치한 형제칼국수 위치. 그 유명한 교동짬뽕 본점 바로 건너편에 위치해 있다. 대신 주차공간이 따로 없고 식당들은 많은데 주차공간이 적어 골목길을 10분 정도 헤맨 뒤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차를 가지고 오기엔 매우 불편한 곳.
▲11시 40분쯤 도착했으나 벌써 대기줄이 엄청나다. 날씨가 매우 추웠음에도 불구하고 칼국수 하나때문에 이렇게 기다려야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메뉴가 장칼국수로 일반 칼국수와는 차이가 있으려니 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60분쯤 대기를 하니 입구 앞까지 왔다. 안쪽 공간이 매우 협소한지 대기를 정말 오래 했다. 총 대기한 시간은 약 80분 정도. 이정도 대기를 하면 기대수치가 너무 올라가서 보통 만족을 못하고 오는 경우가 많긴 해서 걱정했다.
▲생활의 달인 및 생생정보통 등 TV에는 좀 나온 맛집인듯 하다. 메뉴는 칼국수 한가지 인데 맵기 단계에 따라 5종류로 나뉜다. 가격은 전부 동일.
여기서 메뉴 추천을 하자면 매운걸 정말 못먹는 나는 4번인 장끼맛, 친구들은 2번 기본, 3번 더얼매운맛을 주문했는데 기본매운맛은 좀 많이 매운듯 했고, 더얼 매운맛도 덜맵지는 않았다. 기본을 보통 즐기시는 분들은 한단계 낮추어 주문하는 걸 추천한다.
나는 4번 장끼맛이 신라면 정도의 매운맛이라고 해서 그닥 안 매울줄 알았는데 뜨거워서인지, 걸쭉한 국물 때문인지 좀 더 맵게 느껴졌다. 심지어 물 맛집이라고 할 정도로 매워서 친구들과 물을 2통 정도 비웠다.
▲80분을 기다려서 감격의 입장. 역시 생각한대로 공간이 매우 협소하다. 오른쪽에 보이는 방 2개에 테이블이 약 6개, 홀에 테이블 2개로 약 8개의 테이블이 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방에 입장을 한 뒤 자리에 앉으니 무김치와 배추김치를 가져다 주신다. 배가 고파 김치들을 먹어봤는데 묵은지는 아니고 약간의 단맛이 있는 익은 김치이다. 무김치는 아주 아삭하지 않다는 것만 빼면 맛은 있었다.
▲드디어 나온 매운맛 4번의 장끼 칼국수, 볼때는 혹시 너무 안맵거나 싱거운거 아니야? 했지만 전혀 다르다. 매운맛은 신라면보다 좀 더 매운 맛이다. 나는 칼국수를 좋아하지 않아서 면발 자체가 맛있다고 느끼진 못했으나 국물 하나는 진국이다. 매움에도 불구하고 살짝 식으니 국물만 계속 떠먹을 정도로 깊은 맛이 있었다.
육수는 멸치육수에 고추장을 풀고 만드시는 듯 했는데 간혹 고추장 향이 나서 더욱 진하게 느껴졌다. 또한 장이 들어가므로 국물이 걸쭉하고 감칠맛이 있다.
▲매운맛 3단계의 더얼 매운맛. 보통은 매운만 2단계의 기본, 3단계의 더얼매운맛을 시키시는 듯 했는데 우리 테이블 뿐만 아니라 옆 테이블도 매운맛에 정신이 혼미해지시는 듯 했다. 보통 우리가 메뉴명을 보고 기대하는 매운맛에서 한단계씩 낮춰서 주문하시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더얼 매운맛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시면 장끼를, 2단계의 기본 매운맛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시면 3단계의 더얼 매운맛을 주문하시는게 여러모로 좋다.
▲나는 면 종류는 라면, 라멘 면 빼고는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밥을 한공기 시켰는데, 면만 먹을 때는 몰랐던 맛있음을 찾았다. 한공기 시키자 마자 국물과 함께 뚝딱했는데 김치와 먹으니 더 잘 어울렸다. 다이어트만 아니면 밥 한공기를 더 시켰을 듯 하다.
솔직하게 총평을 하자면 80분을 기다려서 먹을 정도의 맛집은 아니다. 아무리 많이 기다려도 20~30분 정도 대기 후 먹을 수 있을 정도라면 괜찮을 것 같다. 맛도 자칫하면 일반 칼국수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으나 국물을 먹어보면 고추장 향이 은근히 나는게 되게 맛있게 느껴진다. 장 칼국수라는 걸 처음 경험해보기로는 대기 후 먹어봐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