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돌아오는 생일을 맞이하야 여자친구가 내가 딱 좋아할만한 레스토랑을 예약했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뷔페나 양식 코스요리 정도를 나열했으나 맞추지 못했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식 파인다이닝을 예약했다고 했다.
일식이야 초밥이나 오마카세 정도 생각하기 쉬운데, 코스요리가 나오는 파인다이닝이라고 하니 경험해보지 못한거라 너무 기대가 됬다.
일식 파인다이닝 [무아 ; Mooaa] 솔까후기
▲일식 파인다이닝 무아 위치. 신사동 가로수길 오른쪽에 위치해 있으며, 가로수길에서 조금 놀다가 걸어가도 되지만 신사역에서 다이렉트로 오기에는 좀 멀게 느껴진다.
주차공간은 예약 후 문자로도 안내를 해주지만 무아 건물 옆에 약 4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꽉 찼다면 다른 공용주차장을 추천해준다.
▲무아 건물. 간판도 거의 보이지 않는데다가 알 수 있는 안내 문구 등이 없어서 처음에 좀 헤맸다. '김앤서' 라는 양복집 건물 2층에 위치해 있으므로 헤매지 말자.
▲무아 내부. 바테이블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멀리 쉐프들이 요리하는 것이 보인다. 마주보고 서로 소통하면서 먹는 정도의 바테이블은 아니지만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보고 연인 또는 가족과 옆으로 앉아서 이야기하면서 자유롭게 먹을 수 있다.
나도 평소에 바와 테이블 중엔 바를 선호하지만 생일이라고 여자친구가 둘이서 특별하게 먹고 싶다고 해서 테이블로 예약을 해 놓았다.
▲바테이블에 앉으면 정면에 이게 보이는데 여백의 미를 살려서 일본식 느낌나게 잘 꾸며놓았다.
무아 자체의 분위기가 너무 어둡지도 않고 너무 밝지도 않아서 적당한 무게감에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자리에 테이블 세팅이 되어 있다. 수저 세트가 놓여져 있고 왼쪽에는 무아 설명서?가 있다. 자세히 보면 여자친구가 내 설명서에만 생일을 축하한다는 문구를 넣어달라고 했는지 생일 축하 문구와 내 이름이 적혀져 있다.
혹시 기념일이나 같이가는 상대방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청을 하면 넣어주는 듯 하다. 하나 더 특별하게 느껴졌던 건, 우리가 간 날짜가 적혀 있고 이 날에 대한 설명이 대략적으로 나와 있다.
메뉴판도 인쇄를 해 놓는 것이 아닌, 매일매일 따로 제작하여 준비하는 듯 하다. 이정도로 신경 쓸 정도면 음식에는 어떤 정성이 들어갈지 기대가 됬다.
가격은 디너코스(5시 30분) 기준 1인당 97,000원이다. 여기에 인당 43,000원을 추가하면 코스로 나오는 잔술 세트가 나온다.
▲물어보니 무아의 메뉴는 절기마다 바뀌는데 한번에 통채로 바뀌는 것은 아니고 메뉴가 하나씩 하나씩 바뀌면저 전체가 바뀌는 형식이라고 한다. 우리는 9월 25일에 갔는데 새로운 메뉴를 즐기고 싶다면 11월 이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하셨다.
메뉴판 위쪽에 보면 잔술 세트로 해서 인당 43,000원 추가하게 되어있는데, 차만 안가져왔다면 먹었을 텐데 아쉬웠다. 나중에 먹고 나서 느낀거지만 확실히 일식 요리는 좋은 술과 어우러지는게 맛있는 듯 하다.
▲디자이너와도 콜라보도 진행하고 있다. 내가 방문했을때는 크리스토 라는 작가분과 콜라보를 한 것 같았는데 그릇디자인에 잘 녹아든 것 같았다.
▲드디어 첫번째 메뉴 등장. 작년 이맘때 방어를 먹었던 것 같은데, 눈 깜짝할 새에 벌써 방어철이 돌아왔다. 메뉴는 가을방어와 참깨소스, 그리고 채썬 배가 나왔다. 첫 번째는 방어만 맛을 보고 두번째는 방어와 참깨소스, 세번째는 방어와 채썬 배, 그리고 참깨소스를 같이 얹어 먹었는데 3번 모두 맛이 달라서 색다르게 즐길 수 있었다.
▲두번째 메뉴는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는데, 나무 발 아래 드라이아이스가 들어있는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라 신선놀음 느낌이 나고 신기했다. 동영상을 찍고 싶다면 김이 더 나도록 입김을 불어가면서 찍자.
메뉴는 부산고등어와 무화과 조합. 왼쪽 앞에 있는게 감태로 둘러쌓인 고등어초밥, 위쪽에는 장어 초밥, 오른쪽에는 무화과와 단호박 두부? 같은 거였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두번째 메뉴가 가장 맛있었다.
특히 제주도에서나 먹을법한 신선한 고등어회를 오랜만에 맛봐서 좋았고, 양념장어도 많이 먹어봤지만 특히 감칠맛이 넘치는 장어초밥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디저트 느낌의 무화과 요리는 아래가 단호박 푸딩이 있어 고등어와 장어로 느끼할 수 있는 속을 달래주었다.
▲잔술 세트를 못 시킨게 아쉬워서 시원한 에비수 생맥주를 한잔 주문했다. 무아를 100% 즐기고 싶으면 차를 가져오지 말고 잔술세트를 주문해서 함께 즐기는 걸 추천한다. 물론 우리같은 술찌 제외.
▲생참치와 자몽. 신선한 참치에 직화로 구운 자몽이 큼지막한 연잎에 올려져서 나온다. 연잎이 얼마나 큰지 전체샷을 찍을 수가 없어서 부분만 찍었다. 와사비 빼고는 전부다 먹을 수 있는거라서 맛있게 먹었다. 특히 참치와 소스가 잘 어울린다.
▲두번째로 맛있었던 금태와 어란. 맛은 메로와 비슷하지만 기름기가 많은 생선이므로 감칠맛이 장난 아니다. 금태와 샐러드를 같이 먹다가 금태의 기름기에 느끼해질때쯤 치차로 색을 낸 단무지와 같이 먹으면 좋다.
▲버섯과 장어 샤브샤브. 그릇세팅이 멋지다. 처음에 메뉴를 보고 장어가 나온다고 하길래 한참을 찾았으나, 가장 아래 있는 하얀색 다진 생선이 장어이다. 완전 생장어는 처음봤는데 버섯과 장어를 먹을만큼 샤브국물에 넣어 익혀서 먹으며 된다. 맛은 쏘쏘. 버섯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여자친구는 좀 남겼다.
▲6번째 메뉴인 햇연근과 새우. 그릇세팅은 멋있었으나 이날 먹은 메뉴 중 가장 평이 좋지 않았다. 식감이 쫄깃쫄깃하다고 했던거 같은데 그냥 매쉬트포테이토에 중간중간 코코넛칩을 넣어놓은 듯한 식감이었고 따로 소스가 있지도 않아서 밋밋했다.
▲6번째 메뉴를 먹는 중에 솥을 가지고 오셔서 식사를 소개해준다. 밥 위에 애호박을 깔고 그 위에 버섯을 갈치로 말아서 찐 음식이다.
▲7번째는 식사메뉴가 나온다. 갈치와 청유자인데 왼쪽은 방금 전 보여준 솥에 있던 버섯을 갈치로 말아서 쪄낸 밥 요리이고 오른쪽은 청유자 맛이 나는 메밀요리가 나왔다.
▲갈치를 포를 상당히 두껍게 잘 떠서 중간에 명란과 버섯을 말아 나온다. 갈치가 두툼해서인지 아주 깨소~하이 참 맛있다. 다만 간이 되어 있지 않아 느끼할 수도 있는데 이럴 때는 같이 나온 장아찌와 먹으면 좋다.
▲마지막으로 디저트인 샤인머스캣과 거봉젤리 그리고 베스킨라빈스 슈팅스타에 들어있는 팝핑캔디가 올려져 있어 상큼달달한 맛에 톡톡튀는 식감까지 입가심하기 좋았다. 팝핑캔디좀 사서 집에가서 똑같이 해먹어야 겠다.
생일날 좋은 분위기에서 맛있고 고급스러운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여자친구한테 너무 고마웠다.